지난 10년 이상 되는 기간 동안 스타트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 온 손정의 비전펀드.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결국은 우리의 미래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비전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손정의 비전펀드 가 투자한 스타트업이 실제 IPO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손실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2019년도 3분기 (10~12월)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하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법원이 소프트뱅크 가 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투자 손실을 희석시키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 이제까지 있어왔던 실망스러운 손정의 비전펀드 투자 실패에는 어떤 사례가 있었을까요?
1. 위워크 (WeWork)
지난 10월 기준 손정의 비전펀드 는 위워크에 총 185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금액은 볼리비아의 총 GDP와 맞먹는 금액으로, IPO 전 위워크의 예상 기업가치는 470억 달러였습니다.
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위워크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냉정했고, IPO 시장에 나온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급락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설립자인 아담 뉴만에게 일정 지분을 지분하고 내보냈으며 경영권을 회수하게 됩니다. 수익성이 불분명한 위워크의 현재 기업가치는 80% 이상이 급락한 50억 달러 미만으로 측정되고 있습니다.
2. 우버 & 리프트 (Uber / Lyft)
2019년 4월 IPO를 앞둔 우버 (Uber)와 리프트의 가치가 각각 820억, 23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2019년 5월과 3월에 이루어진 IPO에서 각각 예상보다 훨씬 하락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11월 주가가 40% 가량 급락하기도 했지만 다시 회복한 우버와는 달리 리프트는 IPO 당시보다 더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3. 웨그 (Wag)
2014년에 LA에 설립된 애완동물 케어 스타트업. 강아지 주인 대신 산책과 케어를 담당하는 플랫폼으로 비슷한 회사로는 로버 (Rover)가 있습니다.
2016년 소프트뱅크는 웨그 (Wag)에 총 3억 달러를 쏟아 부었습니다. 우버와 비슷한 온디맨드 비즈니스 모델로 애완견이 많은 미국에서 크게 성공할 신생 기업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쟁자인 로버가 승승장구 하는 것에 비해 웨그는 경쟁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전 직원들은 CEO인 슈나이더가 비즈니스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를 처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CEO가 임명되었고, 많은 직원들을 정리해고 했습니다. 웨그의 전체 지분을 판매하는 것에서 부터 여러 옵션에 대해 고민하던 소프트뱅크는 현재 웨그에 대한 투자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4. 오요 (Oyo)
인도의 호텔 플랫폼. 인도의 낙후된 숙박 시설을 표준화시켰을 뿐 아니라 다른 동남 아시아 국가에도 진출하며 에어비앤비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체인으로 성장하고자 했던 회사입니다.
위워크와 우버, 리프트의 투자 실패는 다른 스타트업에 대한 압박으로 다가왔고 투자 대비 수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오요 역시 인도와 중국에 걸쳐있는 수 많은 인력을 해고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5. 줌 피자 (Zume Pizza)
일명 로봇 피자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알렸던 줌 피자. 사람이 아닌 기계가 피자를 만드는 자동화 방식으로 외식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회사로 많은 투자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로봇이 만드는 방식 외에도 고객의 수요를 미리 측정하여 요리와 배달 프로세스의 자동화를 계획했던 모든 계획은 이제 무효화 되었습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는 2018년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기대하며 줌 (Zume)에 총 3억7천5백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줌은 투자금을 급속히 소진시켰고, 인력 또한 급격하게 증가시켰습니다.
하지만 위워크 사태 이후 투자자들은 성장을 위해 현재의 손실을 감수하는 대신, 현재의 수익성을 우선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줌 피자는 지난 1월 총 360명의 직원을 내 보냈고, 로봇 피자 부서는 문을 닫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친환경 재질로 만드는 음식 패키징 부서를 확장시키고 100명을 새롭게 고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6. 브랜드리스 (Brandless)
미국판 노브랜드. 모든 상품을 3달러에 판매하는 스타트업으로 모든 제품을 제조사에서 직접 공급받는 방식을 통해서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했습니다.
2018년 7월 소프트뱅크는 총 2억 4천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지만 2020년 2월 브랜드리스는 문을 닫기로 결정했습니다.
총 70명의 직원을 해고 했으며, 남은 10명은 이후의 남은 주문을 수행하고 회사는 자산 매각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랜드리스 CEO는 리테일 산업이 너무 경쟁적이었다고 표현했지만, 모든 물건을 3달러에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경쟁자들의 등장과 기존 마트 역시 PB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결국 소프트뱅크의 이른 수익 실현에 대한 요구와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폐업에 까지 이르게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최근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예전과 같은 큰 성과를 보고 있지 못한 가운데 앞으로의 스타트업 투자 역시 변화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장래성을 보고 이전처럼 그저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기 보다는 현재의 수익성에 대한 고려가 더 앞서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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