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PO: 캐스퍼가 더 이상 유니콘 이 아닌 이유

스타트업 IPO: 캐스퍼 가 더 이상 유니콘 이 아닌 이유

박스 매트리스의 대명사로도 불리는 유명 스타트업 캐스퍼 (Casper).

2014년에 5명의 공동 창업자들의 의해 설립된 캐스퍼는 기존 매트리스의 불편함을 개선한 다층형의 박스 매트리스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금이 없었던 그들은 각자의 신용카드로 10만 달러의 대출을 받아 초기 샘플을 제작합니다. 2014년 4월 공식적으로 판매에 들어간 캐스퍼는 판매 첫날 창고에 있던 40개의 재고를 모두 판매하면서 첫 해 매출 목표를 단 2달 만에 달성하는 위엄을 떨치게 됩니다.

📌 참고의 글
캐스퍼: 단돈 1억원으로 시작한 11억 달러 스타트업

쏟아지는 스타트업 투자 자금

IPO

이러한 성과에 벤처 캐피탈의 자금이 몰렸고 2019년 말까지 캐스퍼의 기업가치는 11억 달러에 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주목 받는 스타트업 투자 케이스로서 엄청난 자금을 끌어모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IPO 는 시작부터 상황이 다르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모건 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이 이끈 상장 과정에서 캐스퍼 IPO 예상 주가는 원래의 예상보다 30%가 하락한 주당 17~19달러로 맞춰지게 됩니다.

이것은 캐스퍼의 기업가치가 원래 예상했던 11억 달러가 아닌 7억 6천만 달러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인 5일 주가는 다시 12달러로 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거래 일주일이 지난 현재 캐스퍼의 주가는 11달러로 전체 시가총액은 3억4천6백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실제 기업가치가 상장 전 예상되었던 11억 달러의 1/3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요?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문제 1) 수익없는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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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는 박스 매트리스를 발명한 첫 번째 회사는 아니지만 기존의 매트리스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bed-in-a-box” 컨셉을 대중화시킨 회사입니다.

캐스퍼의 매트리스는 중간 상인 없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되면서 기존의 매트리스 보다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매트리스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캐스퍼는 점차 베개, 침대 시트, 침실 가구 등의 다른 제품으로 품목을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잠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고자 하는 미션 가운데 품목을 늘리며 급격히 매출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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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금유입은 2017년 -7천8백만 달러, 2018년 -9천5백만 달러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렇게 현금유입의 갭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오히려 매출은 같은 기간 동안 43%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문제 2) 느려지는 매출 증가 속도

작년에 있었던 성공적이지 못했던 IPO (우버, 리프트 & 슬랙)와는 달리 투자자들은 캐스퍼의 급격한 매출 성장이 결국은 모든 손실을 매워 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성공적인 설립 이후 바로 매출 증가 속도는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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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8년, 캐스퍼의 매출은 매년 45%씩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의 매출 증가 속도는 전년 대비 20%에 불과합니다.

문제 3) 수익을 내고 있는 경쟁사들

터프트앤니들

캐스퍼가 박스 매트리스를 대중에 널리 알린 장본인이긴 하지만 첫번째 기업도, 그리고 유일한 기업 역시 아닙니다.

이미 캐스퍼 전에 박스 매트리스를 시작한 터프트앤 니들 (Tuft & Needle), 리사 (Leesa)가 있고 넥타 (Nectar), 퍼플 (PRPL) 등의 기업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월마트아마존 역시 자체 박스 매트리스를 제조하며 이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박스 매트리스 뿐 아니라 캐스퍼는 기존의 매트리스 제조사인 템퍼, 써타 시몬스 등의 대형 기업들과도 경쟁해야 합니다.

그리고 캐스퍼가 침실 가구와 시트 등으로 품목을 확장하면서 기존의 오프라인 판매 브랜드인 Bed Bath & Beyond (BBBY) 같은 업체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다른 박스 매트리스 회사인 퍼플 (PRPL)이 2%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캐스퍼는 -22%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손실을 내고 있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캐스퍼의 추정 기업가치는 오히려 퍼플 보다 높은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문제 4) 지나치게 높은 마케팅 비용

IPO
Casper

캐스퍼는 지금까지 높은 미디어 노출과 소셜 미디어 활용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켰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2019년 캐스퍼의 마케팅 비용은 전체 수입의 37%에 달합니다. 2018년 35%에서 증가된 것입니다.

매트리스의 교체 주기가 평균 7년 인것 을 감안한다면 캐스퍼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지만 반복하여 같은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없어 수익은 향후 더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0년 2월 현재 기업가치는 3억4천6백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기업가치인 11억 달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캐스퍼는 현재의 운영방식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획기적인 새로운 제품의 개발이나 급격한 비용의 감소와 매출 신장 등의 좋은 방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 특별한 대안은 보이지 않습니다.

11억 이라는 기업가치가 허상으로 느껴지는 가운데, 과연 캐스퍼는 예전의 기업가치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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